이탈리아 돌로미티 오르티세이 렌트카 여행

2025-12-07

dolomites

2025년 9월 25일 목요일부터 10월 2일 수요일까지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로마, 돌로미티, 베네치아, 피렌체를 7박 동안 여행했으며 이번 포스트는 그 중 26일 금요일 베네치아 메스트레에서 출발해 돌로미티 오르티세이 마을을 중심으로 여행하고 29일 월요일 메스트레에 반납한 렌트카 여행 후기입니다.

렌트 예약

미리 인터넷에서 유럽 렌트카 여행 공부를 했는데 현지 렌트카 업체는 무서운 얘기가 정말 많더군요. 그래서 유명한 업체 중 하나인 AVIS를 골라 9월 18일 목요일 AVIS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했습니다.

AVIS 말고도 Hertz 같은 다른 유명 업체도 있지만 8일 전에 예약을 해서 그런지 마음에 드는 차가 없었고 그나마 AVIS에 남은 차도 매뉴얼, 수동 기어가 대부분입니다. 수동이 자동보다 확실히 저렴하긴 했지만 처음 가는 유럽, 거기다 험한 산길을 익숙치 않은 수동으로 다니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기에 얼마 안 되는 자동 옵션 중에서 연비를 고려해 하이브리드 차량을 예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9월 26일 금요일 14:30부터 29일 월요일 14:00까지 렌트를 예약했으며 등급은 Standard SUV Hybrid, Ford Kuga Plug-In Hybrid 또는 동급의 차라고 합니다. 2일 23시간 동안, 국경 간 요금, CDW, 앞유리 커버, 도난 커버 등 예약 당시 가능한 옵션은 다 포함해 예약했는데 225.68 유로, 371,920원입니다. 풀 커버도 꼭 접수하고 싶었는데 옵션이 보이질 않아 수령할 때 가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넘겼습니다.

Note

9월 27일 토요일 기준 환율은 1,648원/유로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 환율을 기준으로 통화를 환산합니다.

렌트카 수령

아침 로마 테르미니 역에서 출발해 13:47 베네치아 메스트레 역에 도착해 렌트 예약 시작까지 시간이 조금 남았기에 메스트레에서 현금 인출도 하고 시내를 조금 돌아다녔습니다. 유명한 관광지인 베네치아 섬과는 달리 메스트레는 정말 주거지 느낌으로 재밌는게 거주하는 인도인과 흑인 등 이민 온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이탈리아가 다문화 국가라는걸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베네치아 섬으로 들어가는 길목인 메스트레 역에는 관광객이 많지만 역에서 멀리 벗어나 도심 쪽으로 들어가면 관광객은 거의 안 보여서 저는 약간 배드 타운처럼 느꼈습니다. 당일 찍은 사진은 없고 복귀날 밤 호텔에 돌아가면서 찍은 오후 8시에 찍은 사진인데요, 사진이 실제보다 밝게 나왔고 이런 길을 밤에 걸어보면 한국 길거리를 걷는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mestre-night-street


다시 렌트카 얘기로 돌아가서 메스트레 AVIS 업체는 역 근처 Saba 라는 주차장 1층에 있습니다. 영어로 대화할 수 있으며 주차장 6층에 가서 차를 수령하면 됩니다. 차가 남아서 bmw 차로 바꾸어준다는데 그렇게 되면 보험금 인상 또는 사고 등 예외적인 상황 발생 시 곤란해질까봐 원래 예약한 차를 달라고 했습니다. 이건 유동적으로 판단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예약할 때 풀 커버 보험을 들지 못했는데 설명 중간에 풀 커버 보험에 대한 안내를 해줘서 추가했습니다. 저는 해외 여행 시 풀 커버 보험은 필수라고 생각하는데요, 만일의 경우 풀 커버 없이 처리하는데 드는 시간 비용 스트레스 생각하면 몇십만 원 내는게 더 저렴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보증금은 200유로였고 풀 커버 보험도 추가해 549.84유로를 예약 결제했습니다. 10월 13일 월요일 보증금 제외한 금액 349.84유로가 최종 결제되었습니다. rental-information

차는 역시 예약했던 포드가 아니라 Jeep Renegade로 받았습니다. 다행히 하이브리드는 맞는데... 렌트한 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행 후기 섹션에 남기겠습니다.

이탈리아 내 운전법

이탈리아 내 운전법을 한국 내 운전에 익숙한 분들에게 간략히 설명하자면 '빨간 불일 땐 무조건 정지, 녹색 불에 비보호 회전'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과 주행법이 대동소이하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좌회전 우회전 시 마주오는 차량과 횡단보도 보행자에 양보하며 회전하시면 됩니다.
Everything you need to know about driving in Italy: road rules, tips and useful information

ZTL

ztl-sign

그런데 이탈리아는 운전에 있어 다른 나라보다 특히 더 까다로운 점이 있는데 바로 ZTL입니다. 이건 공부를 안 하고 가면 모를 수 밖에 없고 위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꼭 미리 알고 가세요. 심지어 이탈리아에서 거주하는 가이드나 현지인들도 모르고 지나쳐 벌금을 물었다는 글도 몇 번 봤습니다.

ZTL은 Zona Traffico Limitato, 차량 제한 구역이라는 뜻으로 시가지와 같은 보호 구역 내 차량 통행을 막는 법입니다. 들어가는 입구에 빨간색 원으로 되어있는 표지판과 함께 ZTL 문구 또는 위 이탈리아어로 이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행길, 게다가 먼 이국에서 운전 자체만으로도 힘든데 표지판을 파악하기란 어렵고 ZTL 표시를 알아보고 난 뒤에는 당신은 이미 늦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로마 같은 도시에서는 ZTL이라는 표시를 알아보기 쉽도록 LED로 표시해주거나 했는데 표지판 하나만 세워져 있는 곳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제가 피렌체에서 찍은 ZTL 표지판이에요. LED와 표지판이 양 옆으로 있습니다. ztl-led-sign

지역 내 거주민, 지역 내 숙소 체류자, 장애인 등은 ZTL의 예외 대상이라 하는데 이를 등록하는 과정도 복잡하다고 합니다. 저는 ZTL을 아예 루트에서 배제하고 미리 공부하고 갔습니다.

게다가 ZTL을 경로 탐색에서 완벽하게 제외할 수 있는 지도 앱도 없다고 합니다. Google Map보다 Waze라는 어플이 ZTL 지원이 좀 더 낫다고 들어서 Waze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측면에서 사용성이 좋지 않아서 (출발지 선택이 불가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출발지는 현 위치로만.) 한 번 갔던 길은 구글 맵을 사용했습니다. https://www.reddit.com/r/ItalyTravel/comments/16d9bao/how_to_avoid_ztl/ https://medium.com/waze/driving-smarter-and-greener-with-waze-for-ztl-critair-b10080a6f91a

그 이유는 ZTL이라는 개념이 독특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ZTL은 고속도로도 아니고 유료도로도 아닌 공공도로임에도 특정 차량만이 이용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시스템이니까요. 제가 렌트를 했던 메스트레 지역 ZTL은 구글에서 검색하니 관련 사이트가 몇 개 떴고 다행히 구글 맵 동선과 겹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큰 도시 뿐 아니라 오르티세이와 같은 작은 마을에도 ZTL이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저는 오르티세이에 ZTL이 없을 줄 알고 준비 없이 갔었는데요, 마을 규모가 작아서 그런지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기 힘듭니다. 오르티세이의 중심에 있어 자주 마주치는 ZTL 구역은 보행자 전용 ZTL로 아예 차가 다니지 못하도록 장애물이 설치되어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ZTL이 오르티세이에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오르티세이 뿐 아니라 다른 돌로미티 마을에도 설치되어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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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ZTL은 꼭 미리 아래 사항을 공부하고 가셔야 합니다.

  • 여행하는 도시 내 ZTL 구역
  • 숙소가 ZTL 구역 내 있는지; 있다면 숙소에 문의
  • ZTL 예외 사항에 내가 포함되는지

ZTL을 배제하는 쪽이 차라리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톨게이트 이용

이탈리아에서 고속도로 톨게이트는 한국과 유사합니다. 한국에서나 이탈리아에서나 조심해야 하는것이 톨게이트 진입 시 알맞은 차선을 찾아가야 하는것인데요. 이탈리아의 하이패스인 텔레패스는 텔레패스 전용 차선으로, 현금은 현금 전용, 카드는 카드 전용으로 가야하니 들어갈 때만 조심히 들어가시면 됩니다. 현금과 카드는 들어갈 때 티켓을 뽑고, 나올 때 티켓과 함께 지불하면 됩니다. 각 레인에 그림이 그려져 있어 다행히 어떤 차선인지 알아보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카드는 CARTE 라고 써있고 현금은 동전이랑 지폐가 그려져 있어요. 손 표시가 있으면 유인 톨 게이트고 손 표시가 없으면 무인 게이트라고 하네요. 참고로 토스 뱅크 카드로 고속도로 요금 잘 내고 다녔습니다. 더 자세한 톨게이트 이용법은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Everything you need to know about driving in Italy: road rules, tips and useful information
Payment at the toll gate
이탈리아-렌터카-여행을-계획한다면


베네치아에서 돌로미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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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메스트레에서 돌로미티까지는 Verona와 Trento를 거치는 고속도로를 탔습니다. 메스트레 역 바로 옆으로 고속도로가 있기 때문에 바로 고속도로로 빠지면 ZTL을 만날 일이 없어요. 고속도로는 큰 부담 없이 주행하시면 되고 1차선 추월차로만 잘 지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고속도로 편도 2차선 구간이 많은데 거대한 트레일러 트럭 몇십 대가 2차선에서 줄지어 주행하는 한국에선 보기 힘든 주행 풍경들이 재밌었습니다.

저는 Waidbruck이라는 작은 마을과 오르티세이 사이에 숙소가 있었기에 Chiusa 톨게이트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왔습니다. 메스트레에서 Chiusa까지 고속도로 요금은 22.5유로, 37080원 나왔습니다. 02:51 메스트레에서 시작해 06:20 숙소에 도착했으니 주행 시간은 10분 휴게소 들른 것 빼도 3시간 19분으로 약간 장거리입니다. 구글 맵으로는 297KM라네요.

그리고 휴게소는 돌로미티 다 와가서 있는 Sarni Isarco Est 휴게소를 이용했습니다. 화장실은 무료고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독일쪽 관광객도 많았고 중화쪽 관광객도 많아서 휴게소가 좀 붐볐네요.

고속도로 출구에 다가가면서 요금 내는 것에 약간 좀 긴장을 했는데 제 앞 차도 처음인지 경황이 없어하더군요. 저도 덕분에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무인 톨게이트에서 카드 넣는 곳이 좀 헷갈리긴 했는데 느긋하게 마음 먹으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오르티세이 주차장

오르티세이는 돌로미티의 높은 산들 사이 골짜기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명승지인 세체다(Seceda),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에 케이블카로 바로 갈 수 있는 교통의 요충지로 오르티세이에 숙소를 잡거나 주차를 해 베이스 캠프로 삼기 딱 좋습니다.

작은 마을이긴 하지만 작지만은 않은 마을로 주차장도 여러 군데 있습니다. 세체다 케이블카 탑승장 근처에도 주차장이 있고 각 관광 명소마다 주차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광 명소에 붙어 있는 만큼 주차 경쟁이 치열하기도 하고 가격도 비쌉니다. 아래 사진은 세체다 주차장 가격 안내인데요. 낮에 한 시간당 2.8유로, 4,614원입니다. seceda-parking-lot-fee

Note

오르티세이 주차장은 성수기와 비성수기 가격이 많이 다릅니다.
따라서 본인이 가려는 시기의 가격을 알아보셔야 합니다.


저는 대신 Central 주차장에 주차를 했어요. central-parking-lot

센트럴 주차장은 이름대로 오르티세이 중앙에 있으며 시설도 괜찮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입니다. 지하 주차장, 주차 빌딩이며 맨 위가 입구이며 맨 아래로 출차하는 구조입니다. 차 출입구는 하나씩 밖에 없지만 보행자 출입구는 사진처럼 여러 개 있어서 편리합니다. central-parking-lot-pedestrian-exit


가격은 시간 당 1.9유로입니다. 차 진입 시 주차 티켓을 뽑고, 나가기 전 사람 전용 출입구에 있는 사전 정산기에서 지불을 하고 나가시면 됩니다. pay-on-foot-machine


이탈리아는 예상하는 주차 시간만큼 미리 계산을 하는 주차 시스템이 대부분이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헷갈렸는데요, 출입구에 차단기가 있는 주차장은 사전 정산을 할 필요가 논리 상 굳이 없기 때문에 사전 정산을 하지 않고 출차 시 정산하면 됩니다. 이곳 센트럴 주차장도 차단기가 있어 출차 시 계산하는 시스템이구요.

만약 사전 정산을 못했거나 정산 직후 바로 나가지 못해도 출구에 정산기가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it-payment-machine

Note

센트럴 주차장에 Privato 라고 적혀있는 칸이 일부 있더라구요. 그 칸은 예약 주차용이라 판단해 저는 적혀있지 않은 다른 칸에 주차했습니다.


덤으로 오르티세이에서 차로 25분 정도 떨어져 있는 거리에 Seis am Schlern 이라는 마을이 있는데요. 위치는 알페 디 시우시 서쪽이며 마트 Despar와 알페 디 시우시로 가는 케이블카가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케이블카 탑승장에 커다란 주차 빌딩이 있는데 여기는 무료 주차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알페 디 시우시만 갈거고 경비를 아끼고 싶으시다면 여기도 좋은 선택이 되겠네요.

주유

이탈리아에서 주유는 카드 결제로 하면 업체에 따라 큰 금액을 보증 결제하고 주유하고 남은 금액은 바로 취소해주거나, 며칠 뒤 취소해주거나 아니면 그만큼을 마일리지로 계산해준다고 합니다. 이러한 방식도 잘못 걸리면 골치가 많이 아파지기에 저는 현금 결제로만 했습니다. 그런데 현금 결제도 잔돈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 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Gas Stations in Italy Gas Station Payment
그래서 저는 셀프 주유소에선 다 들어갈 수 있는 용량만 현금 결제를 했고, 반납 전 가득 주유를 해야 할 때는 직원이 주유해주는 Servito 주유소에서 주유를 했습니다.

반납 전 메스트레 역 근처에 있는 주유소 Distributore IP에서 유인 주유를 했는데요. 가득 주유를 해달라고 말씀을 드리고 주유 완료 후 같이 가게 안에 들어가 현금 결제를 했습니다. 가격은 32.65L * 1.899유로/L, 62유로를 지출했습니다. Ricevute 달라고 해서 영수증도 받았어요. 직원 분이 친절히 도와주셨습니다. 참고로 반납 시 렌트카 직원은 차내 게이지를 보기 때문에 주유 영수증은 필요없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챙기는게 안전하겠죠.


렌트카 여행 후기

차 후기

renegade

차는 Jeep의 Renegade였습니다. 저는 이 차랑 좀 잘 안 맞았어요. 준중형 SUV였는데 차가 무겁게 느껴졌고, 특히 핸들링이 정말 무겁습니다. 그리고 옵션 말인데요, 렌트카는 원래 옵션이 복불복이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가야 하는건 맞는데 후방 카메라도 없는 정말 깡통 이었습니다. 360도 어라운드 뷰, 스카이 뷰가 없을거라 생각했지 2025년에 후방 카메라가 없는건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후방 센서는 있어서 그거에 의존하고 다녔는데 약간 좀 무서워하며 다녔습니다.

재밌는건 후방 카메라는 없는 차가 차선 침범 센서는 있더라구요. 고속도로에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차 내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없었습니다. 있어도 익숙한 스마트폰 앱을 쓰지 매설된 시스템을 쓰지는 않았을텐데 큰 화면으로 지도를 못 보는건 조금 아쉬웠네요.

말이 나와서 그런데 저처럼 지도 어플을 쓰실 생각이라면 스마트폰 거치대는 꼭 챙겨가세요. 저는 한국에서 챙겨갔습니다. 다이소에서 파는 대시보드용 흡착식 거치대 괜찮더라구요. 대시보드 위에 고정만 잘하면 안정적으로 거치가 가능했습니다. 다이소 대시보드용 흡착식 거치대 smartphone-holder-daiso


가장 힘들었던 점은 따로 있었는데요, 둘째날 아침 숙소에서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Check Engine 등이 켜졌습니다.

check-engine

처음에는 일시적인 줄 알았는데 끄고 키고를 여러 번 반복해도 사라지지 않더군요. 문제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영업소에 연락을 하려 했는데요, 그때가 토요일 오전이었는데 유럽의 대부분 렌트카 영업소는 토요일은 점심까지만 영업을 하고 일요일은 쉰다고 합니다. 다행히 이심 구매처로부터 인터넷 전화 쿠폰을 받은게 있어 부랴부랴 영업 종료 한 시간 반 전부터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 연결에 문제가 있는건지 아니면 영업소에서 안 받는건지 통화가 안 됐습니다. 최종 방편으로 AVIS의 24시간 사고 처리 전화 쪽에 연락을 했지만 그 정도는 본인들도 해줄 수 있는게 없다고 합니다.

영업소에 연락을 하는게 베스트지만 그 쪽까지는 세 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이기에 결국엔 포기했습니다. 저는 차를 고칠 능력이 없고 그렇다고 근처 차량 수리점에 가서 수리했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길까봐 '나는 따로 차에 이상한 짓을 하지 않았고 이 문제에 대해 연락하려 노력했지만 영업소 쪽에서 받지 않았다'라는 근거만 만들고 최대한 차를 안 쓰는 쪽으로 갔습니다.

다행히 베네치아 메스트레까지 고속도로를 타고 복귀할 수 있었고 반납 시 이것에 대해 리포트했지만 실제로 뭔 문제가 발생한건 아니기에 어쩔 수 없다라고 합니다. 저는 그 점은 알고 있었고 오히려 상대방이 반대로 나올까 걱정했지만 쿨하게 저를 보내주었고 그 뒤로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차에 문제만 없었다면 다른 데도 다양하게 가보고 그랬을텐데 아쉽네요..

그리고 풀 커버 보험을 들긴 했지만 혹시 몰라서 수령 직후 그리고 반납 직전 차 주변을 돌아가며 영상을 찍었습니다. 영상이 있으니 한결 더 마음이 편해서 좋았습니다.

운전법

운전법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보행자 우선 배려하고, 좌회전 우회전 조심하면서 파란불에 하고 그러면 주행에 문제가 생길 일은 없어요.

하지만 주차 시스템이 좀 어려웠습니다. 이건 그래도 미리 공부를 하고 가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지만 문제는 역시 ZTL이죠. ZTL은 어디서 언제 마주칠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 뿐만이 아니고 일부 ZTL 구역은 밑에 세부 사항들이 주루룩 달려있는게 많은데 이탈리아어로 되어 있다보니 뭔 뜻인지 알기가 쉽지 않아요.

벌금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100유로 정도로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잠깐 한눈 팔면 16만 원이 날라가는겁니다. 벌금도 바로 날라오는 것이 아니라 6달, 누구는 1년 뒤에 날라온다고도 합니다. 저에게 뭔가 날라온 건 아직은 없지만 언제 100유로가 날라올지 모른다는 사실에 가끔씩 불안에 빠지곤 합니다.

운전 문화

운전 문화는 제가 예상하지 못한 난관 중 하나였습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한국인들보다 느긋하니까 운전도 느긋하게 하겠지 생각했는데 아닙니다. 아마 두 나라에서 운전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제 말이 마냥 터무니 없는 말이라고 생각하시지는 않을거에요. 제 경험으로는 한국보다 약간 좀 더 심합니다. 제가 해외라 긴장해서 그런 것도 있을거에요.

일단 고속도로에서 사람들이 방향지시등 없이 차선을 바꿉니다. 추월 차선은 한국보다는 잘 지키는데 방향지시등을 키는 사람이 정말 보기 힘들어요. 아마 근처에 차가 없으면 방향지시등을 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듯 합니다.

그리고 돌로미티. 그 산길 경로부터 힘든데 뒤에서 똥꼬를 엄청 찌릅니다. 제 딴엔 50KM/h 면 빨리 달리는 건데 빨리 가라고 똥꼬를 계속 찔러대요. 비켜주고 싶어도 왕복 2차선에 인도도 없는 곳이 태반인 산길이라 비켜줄 데가 잘 없습니다. 겨우 자리를 찾아 비켜주고 너는 얼마나 잘 가나 지켜보니 그 산길을 70 KM/h는 되는 속도로 저 멀리 사라지더군요...

제가 운전을 못 하는 편이라 운전을 잘 하시는 분들께는 적용이 안되는 얘기일 수 있어요. 그래도 특히 먼 해외에서는 조심히 안전 운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