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돌로미티 오르티세이 여행: 세체다와 알페 디 시우시

2025-12-27

seceda

2025년 9월 25일 목요일부터 10월 2일 수요일까지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로마, 돌로미티, 베네치아, 피렌체를 7박 동안 여행했으며 이번 포스트는 그 중 26일 금요일부터 29일 월요일까지 돌로미티 오르티세이 마을을 중심으로 세체다, 알페 디 시우시 등을 여행한 후기입니다. 오르티세이에서 유명 관광지를 리프트로 이동해 가벼운 산책 내지 트레킹을 즐기다 왔습니다.

오르티세이 마을

ortisei

오르티세이는 돌로미티 내 서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세체다(Seceda),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 등 유명 관광지로 케이블카를 통해 바로 갈 수 있습니다.

돌로미티의 험준한 산들 사이 골짜기에 위치해있어 1,236m라는 꽤 높은 고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때문에 9월 말 오후 4시에 섭씨 10도라는 약간은 쌀쌀한 날씨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르티세이보다 훨씬 높은 세체다 이런 곳은 더 춥고 바람도 강하기에 추위에 대비한 옷차림을 하는게 좋습니다. ortisei-temperature

마을이 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작지만은 않은 마을입니다. Despar, CONAD CITY 등 마트도 여러 군데 있어요. 여행하기 적당한 크기의 마을입니다. 마을에는 관광 안내소도 있는데요, 여기가 오르티세이 중심입니다. 지도에서 오르티세이 중앙이기도 하고 상점 거리도 바로 옆에 있고 다른 편의 시설도 가까워 중심이라 부를만 합니다. ortisei-info-center

이곳이 중심인 이유 또 하나로 관광 안내소가 있는 건물의 맨 아래 층에 화장실이 있는데요, 정말 고맙게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맨 아래 층 출입구 바로 옆에 이탈리아 우체국이 있고 POSTAMAT ATM도 있습니다. POSTAMAT ATM은 토스 카드, 트래블로그 카드로 인출 시 수수료가 없다고 하는데요, 때문에 현금이 필요하다면 여기서 인출하셔도 좋겠습니다.
https://www.card-gorilla.com/contents/detail/4046 ortisei-postamat

오르티세이는 곳곳에 아래 사진과 같이 쓰레기통이 곳곳에 있어 굉장히 편리합니다. 그리고 애완동물 배변 봉투도 제공하더라구요. 오르티세이에서 관광객들을 얼마나 신경 써주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ortisei-trash-can

오르티세이 리프트

오르티세이는 관광지도 여러 개 있는 만큼 리프트도 여러 개 있습니다. 리프트가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것만 있는게 아니고 곤돌라, 강삭철도 각양각색이라 지루할 틈은 없습니다.

제가 여행할 때까지는 구글 맵에 리프트 탑승장은 보여도 리프트 동선은 보이지 않아 '여기서 리프트를 타면 어디로 가는거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빨간 점선으로 리프트 동선이 보입니다! 구글맵을 활용하시면 편하게 여행 동선을 짜실 수 있을거에요. ortisei-google-map

그런데 케이블카 탑승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지금 확인해보니 온라인 예약 시 세체다 왕복 탑승비만 해도 59유로, 1,648원/유로 기준 한국 돈으로 97,232원입니다... 가격도 제일 중요하지만 탑승할 때마다 티켓 구매하는 것도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돌로미티 슈퍼썸머 카드 (Dolomiti Supersummer)를 구매했습니다. 돌로미티 슈퍼썸머 카드는 여름 동안 돌로미티 내 리프트를 이용할 수 있는 카드로 2025년에는 5월 23일부터 11월 9일까지 사용 가능했습니다.

정말 모든 리프트 이용이 가능한가?는 확실치는 않은데요. 이름에 돌로미티가 붙어있는 만큼 오르티세이 뿐 아니라 돌로미티 내 웬만한 리프트는 이용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음 링크에서 이용 가능한 리프트 목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dolomitisuperski.com/en/live-info/lifts
적어도 제가 이용했던 리프트는 전부 돌로미티 슈퍼썸머 카드로 추가금 없이 이용 가능했습니다.

온라인 예약을 하셨다면 아래 사진처럼 관광지 주변에 TICKET BOX라는 무인기에서 QR코드를 스캔해 카드를 수령하는 방식인가 봅니다. 아래 사진은 세체다 리프트 승강장 옆에 있는 TICKET BOX입니다. supersummer-card-ticket-box

저는 온라인 예약 없이 세체다 케이블카 플랫폼 옆 매표소에서 유인 창구에서 당일 샀고, 성인 1일권 65유로입니다. 재밌는건 구매 시 성별을 물어보고 카드에 성별이 적혀 나옵니다. 슈퍼썸머 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는 것은 금지라고 하는데, 양도 행위를 어느 정도 줄이기 위한 조치가 아닐까 싶네요.
슈퍼썸머 카드는 아래 사진에 표시한 위치에 태그하면 됩니다. supersummer-card-and-tag

오르티세이 내 리프트와 돌로미티 슈퍼썸머 카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더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valgardena.it/en/summer-holidays-dolomites/lifts/
https://www.valgardena.it/en/summer-holidays-dolomites/mobility-val-gardena/dolomiti-supersummer-card/
https://www.dolomitisupersummer.com/en

세체다 Sece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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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체다는 마을 중심지에서 북동쪽으로 언덕길을 올라가면 나오는 케이블카를 통해 갈 수 있습니다. 세체다는 오르티세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아닐까 싶은데요, 그만큼 케이블카 플랫폼도 가장 컸습니다. 플랫폼에 화장실이 있는데 유료였고 1.5유로를 내야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세체다 위쪽 플랫폼에 무료 화장실이 있으니 그 쪽을 이용하셔도 됩니다.

세체다는 오르티세이에서 출발해 12분 동안 첫번째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고 중간에 내려 두번째 리프트로 갈아타면 됩니다. seceda-lift

세체다 위쪽 리프트 승강장에 있는 자판기입니다. 저는 관광지 자판기 구경하는게 재밌더라구요. 콜라 캔 하나에 3.9유로, 초콜릿 바 하나에 2.9유로네요. seceda-vending-machine

세체다는 플랫폼에서 보는 것도 아름답지만 길이 엄청 험하진 않으니 가까이 가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가까이서 보면 멀리서는 안 보이던 질감들이 하나하나 생생하게 보이는게 정말 예쁩니다. seceda

세체다 바로 근처까지 가려면 Photo Point라고 5유로를 내야 입장할 수 있어요. 이건 유동적으로 판단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다른 길로 비스듬히 갔는데 바로 근처까지 못 갈 뿐이지 이 길로도 세체다에 가까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조금 나아가다 보면 포토 포인트 길이랑 포토 포인트 아닌 길이랑 중간에 합류하게 됩니다. seceda-photo-point

seceda-photo-point-meet

중간에 사진도 많이 찍고 느긋하게 쉬고 걸으면서 약 2시간 만에 Malga Pieralongia Alm라는 한 음식점에 도착했습니다. 음식점에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만 이용하려면 1유로를 내야합니다. 저는 음식 생각은 없어서 화장실 안에 있는 저금통에 1유로를 내고 이용했습니다. seceda-toilet

세체다의 뾰족한 산봉우리가 예쁘긴 하지만 고도 2,240m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정말 일품입니다. 세체다에 올라가면 산이 구비구비 넘어 저 끝까지 고원이 길게 펼쳐진 장관을 감상할 수 있어요. 세체다에 올라가면 산봉우리 말고도 이곳저곳 360도로 꼭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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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참고로 세체다, 알페 디 시우시에서도 휴대폰 데이터가 터집니다! 하지만 케이블카 탑승장에선 잘 되지만 멀리 갈수록 신호가 약해져 카카오톡 이미지 전송을 실패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알페 디 시우시 Alpe Di Siu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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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페 디 시우시 리프트 탑승장은 오르티세이 중심지에서 남쪽으로 Ponte Pedonale Ortisei BZ 육교를 통해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bridge-to-alpe-di-siusi

알페 디 시우시는 11분 정도 올라가는 리프트를 탑승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알페 디 시우시 위쪽 리프트 플랫폼에도 화장실이 존재합니다. 유무료 여부는 이용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리프트 도착 지점에서의 알페 디 시우시는 멀리 남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풍광은 좋은데, 솔직히 말해서 그 근처를 걷는 것은...잘 모르겠더라구요. 정말 말도 안되는 얘기이지만 거기서 거긴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alpe-di-siusi

그렇다면, 남쪽으로 내려가면 되겠죠?
서쪽으로 조금만 걸으면 Panorama라는 이름이 붙은 체어리프트가 나옵니다. 그걸 타고 아래로 내려갈 수 있습니다. alpe-di-siusi-chairlift

내려가면 몇 개의 호텔이 길을 따라 서있고 좀 더 남쪽으로 가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Sassolungo을 비롯한 산들이 저 멀리 펼쳐져 있으면서 내가 걷는 곳은 완만한 평야가 펼쳐지는 고원인데 이 느낌이 정말 오묘합니다. 정말 좋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희한하게 사람이 거의 없더군요. 세체다가 지구에서 아름다운 곳을 걷는 느낌이라면 알페 디 시우시는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을 나 혼자 걷는 느낌이었습니다.

alpe-di-siu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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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맵에서 이쯤에서 복귀했는데요, 체어리프트에서 복귀 지점까지 편도 27분 정도 걸렸습니다. 깊숙이 들어갈수록 화장실이 있을법한 건물은 보이지 않았으니 여행에 참고해주세요.

레시에사 고원 Alpe Resci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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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조금 남아 아쉬워서 마지막으로 레시에사 고원으로 가는 리프트를 탑승해보았습니다. 일반적인 리프트와 달리 경사로를 오르내리는 산악철도인데요, 이런걸 Funicular, 강삭철도라고 부른다네요. 올라가는데는 9분 정도 걸립니다. alpe-resciesa-funicular

위쪽 리프트 탑승장 근처에 음식점이 있는데요, 그 음식점 바깥쪽으로 돌아가 내려가면 무료 화장실이 있습니다. 무려 물비누가 제공되며 리프트 플랫폼 화장실 중에 가장 상태가 좋았던 화장실로 기억합니다. alpe-resciesa-restau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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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에사 고원은 나무 뿌리가 드러난 숲길, 낮은 관목과 소나무 등 제주도 느낌이 나는 곳입니다. 레시에사 고원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당일 이미 두 군데나 들렀다 온 뒤라 지쳐서 그렇게 멀리 가지는 못했습니다. 해질녘이 가까운 시각이기도 했구요. alpe-resciesa-path

그래도 오르티세이 북쪽의 높은 산중이라 남쪽을 조망하기에는 좋은 곳입니다. alpe-resciesa-s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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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레시에사 고원에 대한 조사가 부족해 정처 없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는데요, 만약 다시 갈 수 있게 된다면 경사면의 고원이 넓게 펼쳐진 Ausserraschötzer Kreuz 쪽으로 가면 예쁜 경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